[태교일기] 임신 16주 3일

2017.11.18(토)

주말 아침, 우리 부부는 아침을 일찍 챙겨먹고 9시가 되기 전에 산부인과에 도착해서 1번 대기표를 끊었다. 원래 예약일은 21일 화요일이었지만 나도 초음파를 통해서나마 우리 똥글이를 직접 보고 싶었다.

얼마나 긴 시간이었던가. 9월 초중순 원인 모를 하혈이 있을 때만 해도 아내에게 내색할 수는 없었지만 나도 적잖이 걱정하고 긴장 했더랬다. 하루하루가 어찌나 긴지, 다음 검사까지의 시간이 영원처럼 느껴졌다. 우리 주변의 시간만이 아주 길게 왜곡되어 있는 것 같은. 그래서 시간의 늪에 빠져있는 느낌이랄까. 불안감에 한약도 지어먹고, 조심스런 하루하루를 건너왔다. 기형아 검사도 마치고 나니 한결 마음이 편해지고는 있지만. 여전히 우리의 하루하루는 참 길다. 그런 긴 시간을 건너고 있는데, 똥글이를 보기 위해 한두시간 기다리는게 무슨 대수란 말인가.

예약을 하고 온 산모와 신랑들 구경도 하고, 같이 책도 보면서(나는 선물 받은 《기사단장 죽이기》를, 아내는 내가 강권한 권한 《내 아이를 위한 두뇌코칭》을 보고 있다) 시간을 보내다가, 병원에 운영하고 있는 산후조리원 투어를 하고 와서야 진료를 볼 수 있었다.

똥글이는 남자? 여자?

아내가 진료실에 먼저 들어가고, 곧 이어서 간호사가 “산모님 보호자분~”을 불렀다. 초음파로 이제는 제법 사람의 형태를 갖춰가고 있는 똥글이를 보면서 상태를 체크했다.

똥글이 16주 3일

“자궁 경부 길이도.. 정상이고요.. 머리 지름은 보시는 것처럼 3.32cm… 몸통은 … 양수 길이도 정상이네요.”.. “심장도 157.89.. 규칙적으로 잘 뛰고 있어요 “

하나같이 다 반가운 말들이었다. 지난달에 봤을 때는 다리가 짤막했는데, 다리가 길쭉해지고 콧대도 더 또렷해진 것 같다.

그러다가 선생님이 갑자기 얘기해준다. “똥글이는 아들인 것 같네요~”

“아.. 그걸 어떻게 알죠? 탯줄이랑 헷갈릴 수도 있고..”라면서 아직 확실히는 모르는 것 아니냐는 투로 얘기를 했더니 선생님이 똥글이의 다소 민망한 자세를 보여주셨다. (똥글아. 아빠가 미안하다)

똥글이의 굴욕

“자 여기 로켓처럼 솟아오른 것 보이시죠?”

“아…”

우리 부부는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렇게 똥글이는 남아로 판명되었다.

[4개월] 임산부의 변화

  • 입덧 : 어떤 책에서는 4개월~6개월이 가장 편안한 때라고도 하는데, 아내는 아직 입덧을 하고 있다. 3개월 즈음에 거의 매일 토하고 밥을 거의 못 먹었는데, 4개월에 접어들면서 약간은 편안해지고 있다.
  • 체중 : 3개월까지 5~7kg 정도가 빠졌는데, 4개월에 접어들면서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한 3kg 정도는 회복한 듯.

[4개월] 태아의 변화

  • 아이의 체중은 145g 정도로 측정되었다. 18주가 되면 무게 300g에 키도 20~25cm까지 자란다고 한다.
  • 15주 : 다리가 팔보다 길어진다.
  • 16주 : 주먹을 쥐고 입을 벌리거나 입술을 움직일 수 있다. 손톱이 형성된다. 심장이 117~157회 박동한다. 위장이 소화액을 만들어내고, 신장이 소변을 만들어낸다.
  • 17 주 : 갈색 피하 지방이 생긴다. 17~20주에 청각 기관이 발달하여 내장 기관과 외부 세상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 18주 : 귀가 머리 쪽으로 올라가고 솜털이 몸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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